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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지역 한인 목회자 가을 수련회 by 고은경 사모

November 27, 2023


필라델피아 주 포코너Pocono에서 동부지역 CRC 한인 목회자들이 부부동반 수련회를 가졌다. 10월 29일부터 2박 3일간 함께 하며 서로를 격려하고 보듬어 준 은혜의 시간이었다고, 뉴욕 더 스토리 교회 (The Story Church) 고은경 사모는 회상한다.


다음은 고은경 사모의 수련회 후기이다.


 

CRC 동부지역 한인 목회자 부부 가을 수련회를 다녀오며…


CRC 동부지역 한인 목회자들은 1년에 한 번씩 부부동반 2박 3일의 수련회를 갖는다. 사역지를 떠나 예쁜 풍경과 그 안에서의 쉼, 그리고 교제를 통해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사귀어 가는 기쁨을 누린다. 우리의 프로그램은 단순하다. 모이게 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 예배로 시작하여 독서 나눔, 매일 아침의 경건회와 강의 같은 것이다. 모든 시간들이 좋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아침 경건회와 지난 해부터 특별히 갖고 있는 우리 노회 소속 교회 중 한 교회 씩 소개하는 시간이다. 이번엔 맨하탄 버티컬 교회(이권도 목사) 차례였다. 한 교회가 이 척박한 도시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인도하심을 받고, 어떻게 복음에 참여하고 있는지를 들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이 얼마나 이 도시를 사랑하시는지, 얼마나 다양한 언어와 모습으로 당신의 몸을 세워 가시는지를 기억하게 된다. 특히 이 교회는 기도를 체화하기 위해서 모든 예배와 모임 속에 정해진 기도의 시간을 지켜가고 있었다. 그래서 이 교회를 통해 처음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교회가 의례히 이렇게 기도하는 곳임을 배워간다고 했다. 기도하는 나의 생활과 우리 교회, 믿음의 가족들 속에 기도모임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모습들을 계획해 보게 되었다.


한 지역에서 사역을 한다고 해도, 각자의 사역과 거리로 인해 자주 만나기 어려운 우리가 이렇게 시간을 내어 서로를 안아 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유익한지!

우리가 자주 모이려 애쓰고, 같이 시간을 보내려 애쓰는 이유가 이것이 아닌가 싶다. 금년 봄에도 매해 만찬을 준비해 주시는 변창국 목사님 댁에서 풍성한 식사와 교제를 나누었고, 여름엔 함께 산책로를 걸었고, 가을엔 롱 아일랜드 바닷가를 걸었다. 또 개척교회들을 위한 세미나도 있었다. 하나님의 교회에 열심을 품은 사역자에겐 누구보다 자기만의 방식에 치우치지 않고, 스스로를 늘 점검 받는 일이 필요한 것 같다. 그것은 단지 개인적인 영적 개발의 시간 뿐 아니라, 동역자 사이에서의 객관적인 시각과 점검도 동반되야 하지 않을까. 또 함께하는 교제 안에서 이제 막 개척한 교회들은 먼저 출발한 교회들을 통해, 겪게 되는 일들에 대한 지혜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반대로 개척교회의 새로운 도전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가는 교회에 잊혔던 첫 열정을 떠올려 주기도 한다.


나는 우리가 다양하고 건강한 하나님의 몸을 경험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 같은 교회는 없다. 조금씩 다른 사람들을 통해, 하나님의 공동체는 참 다양하고 풍성하다. 서로의 나음을 기뻐하고, 서로의 위치에서 생각해봐 주고,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들을 도전 받고. 그래서 조금 더 하나님을 즐거워하는 교회로, 각 지체가 건강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세워져 가기를 기도한다.


또한 가끔 우린 사역자들이기에 교회 가족들에게 나누지 못하는 어려움들이 있다. 감사하게도 우릴 좋게만 봐주시는 성도들의 기대치로 인해 보여줄 수 없는 약한 모습들도 있다. 교회 안, 같은 자리에 있기에 우리 안에서 우리는 목사나 사모가 아닌 한 사람의 성도로 소통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가 CRC 안에서 같은 복음의 고백을 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하나님을 말하면서 같은 단어를 쓰는 것 같은데, 소통이 되지 않는 단절을 느끼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런 면에서 우리 한인 목회자 부부들의 수련회는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나누는 연습을 하게 해 준다. 사역자이기에 서로 설명하지 않아도 안아줄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오늘을 걷기까지의 힘겨웠던 도전과 용기에 박수 쳐 주고 함께 기도하고 한마디 더 따뜻하게 사랑한다. 서로의 자리에서 외롭지 않게 응원해 주고, 기도 제목을 나눈다. 무엇보다 영어가 아닌 익숙한 우리만의 언어로 그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타향에서 얼마나 큰 축복인지!!!


수련회에서 돌아 온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이번 모임에서의 즐거웠던 순간들을 곱씹고 있다. 특히 숙소가 모자라 이번엔 사모님들끼리 방을 함께 썼다. 덕분에 오랫만의 소녀감성으로 새벽까지 이런 저런 수다로 서로를 나누었다. 남자분들이 준비해 주신 맛난 아침과 너무 행복했던 경건의 시간!! 그 자리에 함께 한 것만으로 고마운 사람들의 얼굴과 함께 하지 못한 이들에 대한 아쉬움.


다른 지역에 계신 한인 목회자 부부들도 우리처럼 함께 서로를 꼭 안아 줄 수 있는 모임이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고은경 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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