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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 함께하는 나이지리아의 '안부 인사' 문화가 가르쳐 준 것

Updated: 1 hour ago


February 4, 2026


우리가 나이지리아에서 보냈던 시간 가운데 지금도 제 눈에 선한 기억들이 몇 있습니다. 당시 우리는 신학교(처음에는 스미스 성경대학, 후에는 빈스트라 신학교)에서 섬기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주변은 언제나 활기가 넘쳤습니다. 그 공동체를 통해 여러 모양으로 축복을 경험했죠.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바로 나이지리아 사람들의 '안부 인사' 문화일 것입니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공동체 사람들이 직접 찾아갑니다. 기뻐하거나 슬퍼하는 그 사람 곁에 함께 있어 주는 것이죠.  


본국 사역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을 때, 제 딸 메리Mary가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빈스트라 신학교로 돌아온 날, 우리에게 '안부 인사'를 하려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습니다. 아직도 그 장면은 너무나 생생합니다. 그 기쁨은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손으로 만져졌습니다. 공동체는 메리를 환영했고 품었습니다. 


 메리를 안고 기도하고 있는 동가 지역 교회 여성들
메리를 안고 기도하고 있는 동가 지역 교회 여성들

또한 저는 슬픔과 상실의 시간을 지나는 우리에게 공동체가 찾아와 주었던 두 번의 특별한 순간을 기억합니다. 한 번은 바이사Baissa에 있는 스미스 성경대학에 있었을 때였습니다. 그때 저는 제가 유산을 한 줄 알았습니다. 그 소식이 학생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전해졌고, 미처 생각을 정리하기도 전에 사람들은 아이를 잃고 당황해하는 우리 곁에 함께 있어 주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Amina 왼쪽, Joyce 오른쪽
Amina 왼쪽, Joyce 오른쪽

그중에서도 한 사람이 특히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아미나Amina는 살라마Salama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힘겨운 길을 걸어 우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는 한센병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이미 병의 잔혹한 흔적이 몸에 깊이 남아 있었습니다. 발에 생긴 혹 때문에 우리 학교까지 걸어오는 일은 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제 슬픔과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그 길을 나설 결심을 한 것입니다.


그 날 숲속의 어두운 밤에 있었던 일은 아랑곳 없이, 저는 도시를 다녀온 뒤 아이를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 제가 그 고통의 골짜기를 지나야 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지만, 그 시간을 통해 저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나이지리아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이들과 맺은 관계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슬픔 가운데 있는 형제자매들과 함께 아파하고, 그 고통을 나누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비록 우리가 직접 찾아가 '안부 인사'를 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경험을 깊이 이해하고 그들이 짊어진 짐을 함께 지려는 마음으로 다가갈 수는 있을 것입니다. 몸의 한 부분이 아프면 온 몸이 다 아프듯, 이는 세상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에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함을 의미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또 다른 인사를 받았던 날은 2001년 9월 12일입니다. 우리는 결코 늦잠을 자는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 날은 우리가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에 학생들이 이미 대문 앞에 와 있었습니다. 저희는 서둘러 일어나 옷을 입었습니다. 우리 공동체는 BBC 세계 라디오를 통해 우리보다 먼저 9/11 소식을 들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잘 알지 못하는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그 사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우리에게 깊은 아픔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속상해 할 우리와 함께하기 위해 찾아온 것입니다.


최근 북미 지역의 뉴스가 연일 혼란으로 가득한 가운데, 우리는 나이지리아의 상황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현재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지난 수년, 그리고 최근 몇 달 사이 테러 단체들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몸값을 노린 납치가 만연해졌습니다. 불과 몇 주 전에는 한 협력 교단 소속 교회의 교인 두 명이 납치되었고, 지역 공동체가 거액의 몸값을 마련한 후에야 풀려났습니다. 또 다른 지역 교회에서는 교인 25명 전원이 납치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학교에서 대규모 납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이어지면서, 현재 여러 학교가 일시적으로 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교단 선교부 Resonate Global Mission은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 방문할 수 있기를 바라며, 다른 나라에서 파견될 예정이던 직원들을 위한 훈련 방문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나이지리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CRC의 선교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우리의 상상력을 빚어 왔습니다. 교단으로서 우리는 기뻐할 수 있었고, 나이지리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그리스도의 일하심에 함께 참여해 왔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믿음에 이르게 되는 것을 기뻐하며, 사역이 확장되고 열매 맺는 모습을 볼 때 감사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선교 이야기의 절반에 불과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기쁜 이야기만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고통 역시 우리를 만지고 움직이도록 초대하신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나이지리아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받는 이들과 관계를 맺는 은혜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자매 된 이들의 황폐함과 아픔을 함께 짊어지도록 부름받았습니다. 비록 우리가 직접 찾아가 '안부 인사'를 할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삶의 현실을 온전히 이해하고 함께하고자 애쓸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우리 형제자매들이 궁핍하고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위해 기도하고, 무엇을 소망하며, 무엇을 행하기를 원하실까요?


Joyce Suh

Resonate Global Mission



조이스 서 선교사

CRC 교단 선교부 Resonate의 글로벌 선교 리더이시자,

CRC 말씀사역자 서길성 목사님의 아내분 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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