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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에서 열린 '영어권 한인 목회자' 모임

Updated: Mar 19

March 14, 2025


CRC 한인 목회자 협의회(KMA)와 영어권 한인 목회자의 새로운 연대


CRC 교단 한인 교회 협의회(Korean Council)는 지난 3년 동안 교단 내 다양한 한인 목회자를 포용할 수 있도록 ‘한인 목회자 협의회(Korean Ministers Association, KMA)’로 그 명칭을 변경하며 큰 전환기를 맞이했다. 이는 교단 내 변화하는 한인 목회자들의 모습과 사역 환경을 반영한 중요한 결정이었다. (참고: 2024 GNB 한인 총회 & 컨퍼런스 ‘서로 환대하라’ - KC에서 KMA로


현재 CRC 교단에는 1,135명의 말씀사역자 중 215명이 한인이며, 그중 53명이 영어권 목회자이다.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은 한인 교회뿐만 아니라 백인 교회, 다인종 교회, 군대와 병원, 교도소, 학교 등  점점 더 다양한 사역 환경에서 활동하고 있다. 


KMA 운영위원회는 2024년 시카고 KMA 모임에 그동안 교류가 부족했던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을 초청했고, 백인 교회에서 목회하는 James Lee 목사(Christ Community Church of East Islip)와 김영광 목사(Brookfield Christian Reformed)가 참석하게 되었다. 이 자리를 통해 그들은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을 환영하고 연대를 강화하려는 KMA의 노력에 감사하는 한편, 서로의 다름을 더욱 깊이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영광 목사는 당시의 경험을 이렇게 회고했다.

"작년 KMA 모임은 많은 참석자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자리이자,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한인 정체성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 배경과 사역 환경이 다른 대다수의 영어권 목회자들에게는 또 다른 형태의 지원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것이다. 이에 김영광 목사와 James Lee 목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모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 첫 번째 시도로 2025년 2월 24~27일, Thrive 교회사역부의 후원을 받아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첫 모임을 개최했다.



새로운 모임의 시작: 올랜도에서 열린 영어권 한인 목회자 모임 


이번 모임에는 10명의 영어권 한인 목회자, 2명의 KMA 리더, Thrive 디렉터 Lesli van Miligen 목사, 다인종사역 컨설턴트 Reggie Smith 목사, 그리고 한인커넥터 Catheryn Jo 전도사가 함께했다. 


첫째 날, 정경원 목사가 시무하는 올랜도 주은혜교회에서 준비한 한식을 함께 나눈 후 개회 예배가 드려졌다. 이 자리에서 서길성 목사(San Jose CRC)는 시편 11편을 본문으로 설교하며, 목회와 신앙 여정에서 맞닥뜨리는 전환기의 도전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태도에 대해 나누었다. 또한, 변화와 도전 속에 있는 CRC 교단에서 한인 목회자들이 어떤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것을 제안했다.


이후, 김영광 목사는 이 모임의 목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앞으로 며칠 동안, 우리는 이 모임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기를 원합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의 기본적인 틀입니다."


그는 이번 모임을 통해 세 가지 목표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첫째, 교제의 시간입니다. 신라면이 무엇인지 설명할 필요가 없는 공간, 기본적인 질문들에 대답할 필요가 없는 공간, 우리는 온전히 한국계 미국인, 한국계 캐나다인, 즉 한인 이민자로서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둘째, 1세 한인 목회자들과 영어권 목회자들이 필요로 하는 지원은 분명히 다릅니다. 교단이 1세 목회자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에 대한 지원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교단의 지원을 충분히 받지 못해 사역을 떠난 동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 모임을 통해, 사역을 떠난 이들에게도 다시 열정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쩌면 이 공간이 그들에게 새로운 사역의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난 수십 년 동안 CRC 교단은 한인 교회를 지원해 왔습니다. 그러나 1세 한인 목회자들이 처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교단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을 포함해, 교회를 더욱 세우고, 교단을 섬길 수 있는 능력과 열정을 가진 분들이 많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교단을 어떻게 섬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이 모임의 취지에 맞게 숙소 역시 호텔 대신 거실이 넓은 하우스를 선택하여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교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실제로 이 작은 장치가 모임을 더욱 깊고 풍성한 시간으로 만드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




제자훈련 워크숍



이튼날, 참석자들은 Port St. Lucie에 위치한 Sunlight Community Church로 이동하여, Scott Vander Ploeg 목사로부터 교회 성장 과정과 222 제자훈련(222 Disciple)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Scott 목사는 먼저 북미 기독교의 쇠퇴에 대해 언급하며, 지난 20년간 CRC 교인의 수가 31만 명에서 18만 9천 명으로 감소한 현실을 설명했다. 이어 지상명령의 본질을 재조명하며, “단순히 더 큰 무리를 형성하거나, 헌신된 사람들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참된 제자를 만드는 것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그는 교회 개척 초기, 빠르게 많은 사람을 전도하는 데 집중했으나,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와 헌신된 사람들, 그리고 제자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닫고, 222 제자훈련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이후 자신이 개척한 교회가 6개의 캠퍼스와 2개의 학교를 운영하는 Sunlight Ministry로 성장한 경험을 공유하며, 신뢰할 수 있는 소수에게 깊이 집중하는 제자훈련이 결국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어권 & 영어권 한인 목회자 모임 통합에 대한 논의


셋째 날, 참석자들은 영어권 한인 목회자 모임의 필요성과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가장 먼저, ‘언어적 장벽이 없는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이 별도의 모임을 갖는 것이 과연 필요한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었다. 


일부 참석자들은 “우리는 한인 목회자이기 이전에 그리스도의 목회자이며, 민족적 배경을 기반으로 모이는 것이 또 다른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반면, 한인 이민자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특정한 경험과 이해가 분명히 존재하며, 이러한 공감대는 긴장감 없이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또 한 참가자는 백인 교회에서 목회하며 한인 목회자 모임의 필요성을 깊이 인식하지 못했으나 막상 와 보니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외로웠는지 깨달았다며, 자신과 같은 목회자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임을 강조했다. 


논의 끝에, 일부 기권자가 있었지만, 목회자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모임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정기적으로 모임을 개최하자는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또한, 1세 목회자가 주를 이루는 KMA와 영어권 목회자 모임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졌다. 일부 참석자들은 1세 목회자들과의 관계에서 받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언급하며, 별도의 모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1세 대표로 참석한 김문배 목사는 “여러분께 저희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고 사과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어권과 영어권 목회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연합 모임을 지속적으로 개최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통합(Unity)을 추구하되, 문화적·세대적 차이를 고려하여 획일성(Uniformity)을 강요하지 않는 운영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Victor Ko 목사의 간증


셋째 날 저녁에는 많은 후배 목회자들이 롤모델로 꼽는 Victor Ko 목사가 자신의 목회 여정을 나누었다. 그는 1999년, 한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백인 교회(Third CRC in Kalamazoo, MI)에서 담임 목회를 시작했으며, 2013년에는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캐나다 에드먼튼에 MosaicHouse Community Church를 개척하여 다인종 사역을 하고 있다. 그의 간증은 참석자들의 마음을 깊이 울렸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순종하는 열정을 다시금 회복하는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마지막 나눔과 폐회 예배



마지막 날, 참가자들은 주은혜교회에 모여 논의를 마무리하고, 폐회 예배를 드리며 성찬을 나눴다.  


Thrive 교회사역부 디렉터 Lesli van Milligen 목사는 이번 모임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다음과 같이 전했다. "2세 한인 목회자들은 1.5세와 또 다른 경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들을 단순히 하나의 그룹으로 묶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Thrive와 CRC 교단의 지원 방식도 보다 유연해질 필요가 있으며, 한인 목회자들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그룹’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들이 교단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과 자산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SEAPI(동남아시아, 퍼시픽 아일랜드) 그룹에게도 이 같은 대화의 장이 열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특정 민족적 경계를 따라 분리되는 것이 아니라, ‘요한계시록 7장’에 등장하는 하나님의 교회를 이루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이 과정은 시간이 필요한 여정입니다. 서두르기보다 경청하며 천천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Thrive 다인종 사역을 담당하는 Reggie Smith 목사도 이번 모임에서 중요한 통찰을 얻었다고 한다.

"공식적인 회의나 노회 모임을 소집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입니다. 하지만 보다 친밀한 방식으로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번 모임을 통해 절감했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한인 목회자들이 서로 교류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이었으며, ‘이렇게 다양한 한인 목회자들이 존재하는지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이들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들이며, 저는 이 특별한 여정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덴버 신학교 한인 디렉터 Ahnna Cho Park 목사는 이번 모임을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서로를 경청하는 과정 자체’가 의미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처음에는 이 모임의 방향성과 향후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명확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것을 받아드렸습니다. 그것이 오히려 의미 있는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하나의 방식을 택하기엔) 서로 너무나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은 곧 우리가 서로의 이야기를 진정으로 경청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이 모임은 영어권 한인 목회자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고, 교단 발전에 기여하는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Zoom에서 정기적으로 만날 예정이다.


Catheryn Jo Kim

CRC Commun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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