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총회] 재건과 갱신의 길 위에서 - 사무총장 연설
- CRC Communications
- Jun 23
- 6 min read
June 16, 2026

안녕하세요. 저는 북미주 개혁교회(CRC 교단)의 사무총장, Zachary King입니다. 오늘 저녁, 북미주 개혁교회의 현황에 대한 저의 성찰을 여러분과 나누게 되어 기쁩니다.
우리는 주로 단순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사건들이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라는 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말입니다. 이 문구는 18세기 문학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동화, 가족 영화, 로맨틱 코미디에서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는 훨씬 더 복잡합니다.
저는 20년간 선교지와 북미주에서 월세집 혹은 사택에 살다가, 8년 전 처음으로 제 집을 마련했습니다. 미시건 주 켄트우드에 위치한 파란색 2층 집이었는데, 차 2대를 댈 수 있는 차고와 헬스장으로 쓸 수 있는 지하실이 있는 600평 부지에 지어진 집이었습니다. 기뻤어요. 그러나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아니었습니다.
보일러를 교체해야 했고 (내년에는 아마 에어컨도 바꿔야 할 겁니다), 새로운 홈통을 설치했고, 욕실 환풍기를 추가로 달았고, 죽어가는 덤불을 뽑고 병든 나무를 베어내야 했습니다. 수도와 전기 콘센트, 조명기구도 수없이 고쳤습니다. 몇 주 전에는 차고 지붕 위에서 강풍에 날아간 몰딩을 다시 부착하다가 아찔한 순간도 겪었습니다. 정말 하나님의 은혜로 무사히 내려올 수 있었습니다.
집을 소유하는 일도, 목회도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그것들이 마치 영화처럼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로 끝나리라 기대하는 걸까요? 성령께서 우리를 책망하고, 징계하고, 개혁하시지 않습니까? 하나님께서 고난과 핍박을 통해 우리를 빚어가시지 않습니까?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살기 위해서는 먼저 자아를 죽여야 하지 않습니까? 우리는 사역이 단순하기를 바라지만, 현실 세계는 훨씬 복잡합니다.
이 복잡함을 잘 보여주는 성경적 예가 에스라 3장 10-13절, 주전 536년 예루살렘 성전의 기초가 놓일 때의 모습입니다. 바벨론 군대가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고 솔로몬 성전도 파괴한 지 50년 후, 페르시아 왕 고레스는 유다인 포로들이 귀환해 성전을 재건하도록 허락합니다.
에스라 3장 10-13절 (개역개정)
10 건축자가 여호와의 성전의 기초를 놓을 때에 제사장들은 예복을 입고 나팔을 들고 아삽 자손 레위 사람들은 제금을 들고 서서 이스라엘 왕 다윗의 규례대로 여호와를 찬송하되
11 찬송하며 감사하여 여호와께 노래하니 이르되 선하시도다 그의 인자하심이 이스라엘에게 영원하시도다 하매 모든 백성이 여호와를 찬송하며 큰 소리로 즐거이 외쳤으니 이는 여호와의 성전 기초가 놓임을 인함이었더라
12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과 족장들 중에 옛 성전을 보았던 많은 노인은 이제 이 성전의 기초가 놓임을 보고 대성통곡하였으나 많은 사람은 기쁨으로 크게 함성을 지르니
13 백성이 크게 외치는 소리가 멀리 들리므로 즐거이 부르는 소리와 우는 소리를 백성이 분간하지 못하였더라
성전 기초를 놓는 그날, 감사와 슬픔, 소망과 탄식이 뒤섞였습니다. 아직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의 순간은 아니었습니다. 이후 20년간의 수고와 반대가 뒤따랐지만,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갱신과 재건의 길로 나아가는 중대한 걸음이었습니다.
우리 교회들, 노회들, 사역 기관들, 교육 기관들, 그리고 교단 전체도 이 길 위에 서 있습니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처럼 우리도 이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오늘 저는 하나님께서 CRC 교단을 갱신과 재건의 길로 이끄심에 있어, 네 가지 단계를 나누어 보고자 합니다.
첫째 단계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인식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CRC 교단을 처음부터 언약적 사랑으로 품어주셨습니다.
에스라 3장에서 제사장과 레위인들이 노래한 "여호와는 선하시며 그의 인자하심이 영원하다"는 고백은 역대상 16장, 시편 106편, 107편, 118편, 136편에 반복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자'는 히브리어 '헤세드'로, 하나님의 언약적 사랑을 뜻합니다. 아브라함의 부르심, 족장들, 출애굽, 사사, 왕, 선지자, 포로생활을 거쳐 이스라엘은 언제나 하나님의 언약 사랑 안에 있었습니다. 이 사랑을 기억하는 것은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토대입니다.
이를 생각하며 우리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캐나다 최초의 CRC 교회는 알버타 주 남부였으나, 이번 총회를 소집한 First CRC of Chatham이 온타리오 주 첫 CRC 교회입니다. 1925년, 그랜드래피즈의 Brink 목사가 다양한 배경의 네덜란드 이민자 50여 명과 함께 시작한 교회로, 대공황과 2차 대전의 어려움을 지나 1947년 이후 이민 물결을 맞이하며 성장했습니다. 1959년에는 190가정으로 늘었고, 지금도 새 이민자들을 환대하며 사역하고 있습니다. 올해 총회를 주최해 주신 First CRC of Chatham에 감사드립니다.
1876년 창립된 칼빈신학교와 칼빈대학교도 교단의 교육 기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랜드래피즈에서 단 7명의 학생으로 시작한 이 학교들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개혁주의 교육기관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로 150주년을 맞이한 두 기관은 전인적인 교육과 신앙 통합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사명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2027년에는 북미주 개혁교회(CRC 교단)가 창립 170주년을 맞습니다. 1857년 미시간 홀랜드 인근에서 시작된 작은 공동체가 지금까지 하나님의 언약 사랑 안에서 지켜졌습니다. 2018년 이후 매년 150주년을 맞은 교회들을 총회에서 기념해왔으며, 올해는 미시건 켄트우드의 Kelloggsville CRC가 그 대열에 합류합니다. 이 교회도 초기 건물 화재를 비롯한 여러 시련을 겪었지만 성장을 이어가며 교회개척, 지역사회 봉사, 수많은 세례와 신앙고백을 축하해왔습니다.
과거를 돌아볼 때 감사할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미래를 바라볼 때, 현재 우리의 위치를 직시해야 합니다. 재건과 갱신의 길은 바로 이 현재를 통과해야 합니다.
에스라 3장의 기초 놓기는 포로귀환자들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여전히 예루살렘 성벽은 무너져 있었고, 솔로몬 궁과 첫 성전은 폐허였으며, 이웃 민족의 위협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를 불러 성전 재건과 예배 회복을 시작하게 하셨습니다. 예레미야, 다니엘 등 선지자들이 예언한 포로 귀환이 성취되고, 고레스 왕은 은금과 성전 기물을 돌려주었습니다. 완전한 '행복한 결말'은 아니었으나, 중대한 첫 걸음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 교단 상황도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와는 거리가 멉니다. 최근 3년간 성 윤리 문제를 둘러싼 논의와 결정으로 인해 34개 교회가 탈퇴하거나 탈퇴 과정 중에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 이후 출석 감소와 북미 문화적 도전 속에서 사역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룹바벨과 여호수아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의 언약 사랑 안에서 재건과 갱신의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Detroit Brightmoor 지역의 Hesed Community Church가 그 예입니다. Detroit의 황폐해진 주택가 한가운데서 CRC와 RCA가 협력하여 복음과 제자훈련, 공동체 사역을 펼치고 있습니다. 성경공부와 제자훈련이 빨래방과 식사 장소에서 이뤄지고, 안전한 주거를 위해 빈 집 10채를 구입했습니다. 폭력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함께 기도하며 이웃을 위로합니다. 에스라 3장에서 말한 '헤세드'가 매일 이 사역 속에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영상에서 자세한 내용 보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과거 속에서 신실하셨고, 오늘 이 순간도 우리를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렇다면 미래로 나아가는 다음 걸음은 어디로 인도될까요?
에스라 3장처럼 기초를 놓는 일은 믿음의 행위입니다. 스룹바벨과 여호수아가 그랬듯, 무너진 폐허를 치우고, 일꾼들을 조직하고, 자재를 준비해 첫 기초석을 놓는 그 순간, 나팔이 울리고 심벌이 울리고 모두가 찬양했습니다. 그런데 노년의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울었고, 젊은 세대는 환호했습니다. 왜 이런 상반된 반응이 나왔을까요?
학개 2장에 따르면 새 성전은 이전 성전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스가랴 4장에서도 "작은 시작을 멸시하지 말라"는 권면이 나옵니다. 눈에 보기에는 미비했지만, 예언이 성취되는 결정적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날 북미주 개혁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축소와 상실로 보일 수 있으나, 하나님께서는 재건과 갱신의 기초를 놓고 계십니다.
뉴멕시코와 애리조나 북서부의 노회인 Red Mesa 노회가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 오랜 기간 소규모 교회들이 담임목사 청빙과 유지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주택 사정도 열악해 일부 목회자 사택에는 석면 단열재가 남아 있고 수도와 전기 공급이 불안정했습니다. 이에 노회는 '리더십 개발 네트워크'를 시작하여 젊은이와 시니어 리더들에게 신학, 성경해석, 사역 기술을 훈련했습니다. 그 결과 현재 대부분의 강단은 헌신적인 목회자, 전도목사, 훈련받은 평신도 리더들로 채워졌습니다. 여전히 과제는 있지만, 하나님께서 기초를 놓고 계십니다.
우리 교단도 전반에 걸쳐 지도자 양성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습니다. 2024년 총회에서 Susan LaClear 목사는 목회 후보생 현황을 발표하며 각 교회와 노회가 차세대 리더 양육에 헌신할 것을 도전했습니다.
놀라운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어떤 교회에서는 23세 청년이 Cadet(남자 어린이 훈련) 프로그램을 이끌며 지역 소년 사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교회에서는 은퇴한 교사가 스스로 중등부 소녀들을 위한 제자훈련 모임을 만들었습니다. 일부 노회에서는 수감 중인 두 전도목사의 임직식이 거행되었고, 교회개척이 정식 교회로 성장했습니다. 완벽한 '행복한 결말'은 아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가운데 일하고 계십니다.
지난 18개월 동안 개최된 10차례 Gather 모임에서도 수많은 간증을 들었습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예상치 못한 일하심이 드러났습니다. crcna.org/gather에서도 영상으로 이 이야기들을 볼 수 있습니다.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충성된 사역, 이민자 공동체의 새로운 성장, 소규모 교회들의 창의적 협력, 다문화 협력의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는 결코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로 끝나지는 않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소망의 미래로 이끄신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재건과 갱신의 길을 돌아보았습니다. 이것은 마치 엠마오 길을 걷는 여정입니다.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지금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살펴 보았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이 길을 어떻게 걸어갈지 생각해봅시다.
에스라 3장의 병행 본문인 학개 2장에는 격려의 말씀이 있습니다. "스룹바벨아 스스로 강하게 할지어다… 여호수아야 스스로 강하게 할지어다… 이 땅 모든 백성아 스스로 강하게 하고 일할지어다 내가 너희와 함께 하노라…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언약한 말과 나의 영이 계속하여 너희 가운데에 머물러 있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20년에 걸친 반대와 방해가 있었지만, 스룹바벨과 여호수아는 주님의 능력으로 일하고 나아갔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탄은 분열과 낙담을 부추기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힘을 내어 일하라 하십니다.
온타리오 주 Hebron CRC of Whitby 이야기도 그 예입니다. 65년 전 네덜란드 이민자들로 시작된 이 교회는 지금 중국 이민자들을 환영하며 지역사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Thrive와 캐나다 정의사역부를 통해 다문화 교회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이 여정을 위해 5년 전 교단 전체가 함께 만든 사역계획인 '우리의 여정(Our Journey)'을 기억합시다. 기도와 영적 훈련, 모든 세대의 소리 경청, 다양성과 일치 속 정의와 화해 추구, 복음 전파와 교회개척 —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들에게 주신 비전입니다.
이 재건과 갱신의 길은 로맨틱 코미디처럼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좌절도, 새로운 시작도 반복될 것입니다. 그러나 스가랴의 말씀처럼 "작은 시작을 멸시하지 말라"는 교훈을 되새깁시다.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통해 사역하고 계십니다.
그러니 학개서의 말씀으로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호와가 이르노라 스룹바벨아 스스로 굳세게 할지어다 여호사닥의 아들 대제사장 여호수아야 스스로 굳세게 할지어다 이 땅 모든 백성아 스스로 굳세게 하여 일할지어다 내가 너희와 함께하노라 만군의 여호와의 말이니라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내가 너희와 언약한 말과 나의 영이 아직 너희 가운데 머물러 있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주님께서 함께 하시니 힘내어 일하고, 힘내어 걸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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