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칼빈”인가? 위로의 신학자를 신학교 이름으로 택한 이유
- CRC Communications

- Sep 23
- 1 min read
September 23, 2025

신학교가 이름을 정할 때, 종종 특정 신학자의 이름을 넣곤 합니다. 누구를 선택하느냐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요?
칼빈신학교의 설립자들이 존 칼빈의 이름을 선택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선택은 곧 칼빈의 신학과 사상이 자신들이 그리는 신학교의 비전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이 신학교는 지금까지 한 세기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회와 세상을 이끌 미래 지도자들을 양성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칼빈은 누구였으며 그는 자기 소명을 어떻게 이해했을까요?
칼빈신학교뿐만 아니라 전 세계 학계와 교회를 섬기는 연구 기관이자 특별 자료실인 미터 센터Meeter Center에는 존 칼빈의 초상이 수십 점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초상들은 모두 다양하게 칼빈을 그려냅니다만,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습니다. 칼빈은 보통 학문적이고 권위 있는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때로는 세속적인 일상에 얽매이지 않는 듯 무심하고 냉정한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많은 그림에서 그는 진지하고 엄숙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마치 곧 무게감 있는 설교나 강연을 전하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그는 실제로 다소 지배적이고 통제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자기 지성이 탁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요. 그러나 그와 가까이 지낸 사람들에게는 그의 목회적 마음, 곧 사람들을 향한 따뜻한 배려가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임종을 지켜보며 그의 임종을 깊이 애도했던 이들은, 칼빈의 가르침과 사역을 사랑하고 존경하게 된 수많은 사람들을 대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사람들은 칼빈을 “예정”이나 “선택”과 같은 어렵고 논쟁적인 교리와 연관 지어 생각합니다. “칼빈이요? 누군지 알죠. 모든 것이 예정되어 있고 인간은 수동적이고 무력한 존재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던 신학자 아니었나요?”라는 식의 인식이 널리 퍼져 있기도 합니다. 그는 하나님의 강압적인 명령과 인간의 무능력에 집착한 신학자로, 혹은 자기 부인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주변 사람들 모두를 불편하거나 죄책감에 빠지게 만든 잔소리꾼으로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각들 속에는 어느 정도 사실이 담겨 있습니다. 맞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타락한 본성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우리 삶이 끊임없는 자기 부인과 하나님 사랑을 향한 분투가 되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가르침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칼빈 신학을 전체적으로 보면, 자비롭고 따뜻하며 목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칼빈은 신학을 어떻게 정의했고, 그 영광스러운 목적을 무엇이라고 이해했을까요?
1536년에 출판된 <기독교 강요 > 초판을 쓰면서 칼빈은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에게 헌정 서문을 남겼습니다. 칼빈은 자신이 첫 신학 서적을 쓴 이유를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 책을 쓴 제 목적은 단지 몇 가지 기초적인 내용을 전하는 데 있을 뿐입니다.” 그는 이 편지 전반에서 신학의 지적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프랑스인들이 그리스도를 올바르게 알도록 돕고, 왕이 진리를 깊이 숙고하도록 격려하며, 신앙의 바른 가르침을 변호하는 일이 자기 사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칼빈에게는 또 다른 목적, 아니 지식 전달보다도 더 깊은 목적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칼빈에게 있어 더 큰 목표는 “종교에 대한 어떤 열정이라도 품은 사람들이 참된 경건으로 빚어지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칼빈은 단순히 올바른 신학 지식을 갖추는 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러한 접근 역시 필수 요소였지만, 신학의 보다 근본적인 목적은 교회의 덕을 세우고, 신앙을 견고하게 하며, 고난 속 위로를 주고, 삶을 변화시키는 데 있었습니다.
칼빈은 말뿐만 아니라 삶으로도 이를 증명했습니다. 그는 신학이 단지 지식을 위한 학문이 아니라 마음을 변화시키는 것임을 선언하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는 옳고 그름을 가려 체계적으로 정리한 신학 저술들을 선사했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칼빈은 언제나 주요 교리를 목회적 관심과 연결시키며, 교리가 우리 일상 속 기쁨과 어려움 속에서 어떻게 살아 있는 메시지가 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언약 교리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언약은 개혁신학 전통의 핵심 주제 가운데 하나이며, 흔히 개혁파의 특징을 이루는 세 교리 중 하나로 꼽힙니다. 개혁교회 안에서는 이 교리를 두고 끊임없이 논의와 논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타락 이전에 진정한 행위 언약이 존재했는가? 옛 언약과 새 언약은 동일한가? 삼위 하나님 안에 영원한 구속 언약이 있었는가? 은혜 언약에는 조건이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모두 중요하며 상당한 신학적 함의를 지닙니다. 칼빈 역시 이 주제들을 다루었습니다. 그러나 칼빈이 중대한 교리에 관해 택한 접근 방식은, 그가 신학의 목적을 어떻게 이해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특별히 <기독교 강요>를 살펴보면, 그가 언약 교리를 다루는 방식 속 중심에는 분명히 목회적 지향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약을 다루는 장에서 칼빈은 이 교리의 목적이 논쟁에서 승리하거나 단순히 신학적 명료성을 위한 개념적 틀을 제공하는 데 있지 않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그 목적은 믿음을 굳게 세우는 데 있습니다. 칼빈에게 언약은 하나님께서 친히 자신의 백성과 자신을 묶으시는 방식으로, 그들에게 하나님의 변함없는 신실하심을 확신시켜 주며, 고난 가운데서도 용기를 주는 유대입니다. 언약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신자들의 삶과 고난, 소망과 인내를 형성하는 살아 있는 약속입니다.
칼빈은 신학적 세부 정의를 늘어놓기보다는, 아브라함, 이삭, 야곱 등 족장들의 삶을 세밀하고도 풍성하게 서술하는 데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합니다. 그들의 슬픔과 상실, 좌절을 생생히 그려내면서도 그들이 끝까지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었던 모습을 강조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칼빈은 언약이 구약과 신약에 걸쳐 지속되는 연속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그 핵심적 의미를 드러냅니다. 즉, 하나님의 백성은 가장 깊은 고난 속에서도 결코 버려지지 않는다는 진리입니다.
따라서 언약은 깊은 위로의 샘이 됩니다. 단순히 연구 대상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내야 할 신학적 진리입니다. 칼빈은 이 교리를 독자들에게 기쁨과 소망, 평안과 확신이 끊임없이 솟아나는 샘으로 선물했습니다.
다시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칼빈신학교라는 이름, 그 속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칼빈신학교에게 있어 칼빈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과거의 한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는 표시가 아닙니다. 이 선택은 우리의 소명이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강조하는지 드러내는 방식입니다.
신학교에 존 칼빈의 이름을 붙인다는 것은 단순히 특정 교리 체계를 지지하거나 특정 신학 진영에 속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이름은 교리가 반드시 삶을 섬겨야 한다는 자세, 목회적 신학이라는 비전을 깊이 있게 인정하는 행위입니다. 진리는 고난받는 이를 위로하고, 흔들리는 이에게 확신을 주며, 지친 이를 일으켜 세우고, 하나님께서 소중히 여기시는 세상의 공공선을 위하여 써야 한다는 우리의 간절한 외침입니다.
미터 센터의 초상화들은 종종 칼빈을 근엄하게 묘사하지만, 그가 집필한 신학은 인간의 조건에 대해 깊이 염려했던 사람, 하나님과 자신을 올바르게 아는 것이 절망이 아니라 넘치는 소망과 기쁨, 사랑으로 이어진다고 믿었던 사람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우리 이름 속에 두고 기억하는 칼빈은 차가운 논리학자나 분노로 가득한 논쟁가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성을 위로하고 덕을 세우려 했던 목사-신학자입니다. 칼빈신학교의 사명에 동참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유산은 단순히 사유의 틀만이 아니라 삶의 본보기를 제시합니다. 신학을 단순한 지적 유희로 여기지 않고, 공공선을 변화시키는 영적 쇄신의 그릇으로 바라보자는 초대입니다.
우리가 이 이름에 합당하게 살아가려면, 교리 속에 담긴 따뜻함을 기억하고, 신념을 받쳐 주는 자비를 붙들며, 언약과 약속으로 여전히 자기 백성과 사랑으로 자신을 묶으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작성자: 하늘샘 목사, 칼빈신학교 사서 / 미터 센터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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